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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근

[곽병찬의 향원익청] 왜 사느냐고 물으려거든… 전주교구 전동성당 보좌신부 시절 ‘지정환’이란 한국 이름을 얻었고, 1961년 7월 부안성당 주임신부가 되었다. 부안은 평야지대였지만, 가난한 농부들에게는 작대기 하나 꽂을 땅조차 없었다. 짐을 풀자마자 간척 공사에 뛰어들었다.“어떤 나무건 척박한 땅에선 뿌리를 내리기란 힘들다. 물과 거름이 있어야 뿌리도 내리고 열매도 맺을 수 있지.” “…” 때론 슬펐고, 때론 화가 나기도 했다. 부안에서도 그랬고, 임실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고통은 새로운 사역의 기회가 되었다. “제가 상을 받았습니다.” “누구 덕인지 아느냐?”2002년 호암상(사회봉사 부문) 시상식에서 지정환 신부는 수상 소감을 ‘하느님과의 대화’로 시작했다.“40여년간 죽을 고생을 한 제게 주는 상 아니겠습니까?” “왜 그리 어리석으.. 더보기
신태근, 그의 꿈은 농촌을 서로 함께 사는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었다. 선생을 만나기로 한 곳은 임실읍사무소 2층이었다. 읍민들을 위한 문화센터에서 선생은 한창 붓글씨를 쓰고 계셨다. 여러 서예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출중한 글씨 실력을 가진 선생은 서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듯했다. 정신집중과 건강에 좋은 취미이며 과거에 함께 농민운동을 했던 여러 어른들도 서예를 한다고 했다. 다정다감한 어조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선생의 표정은 담담했다. 일 년 넘게 뇌졸중으로 투병하고 있는 아내를 돌보는 중이라고 했다. 작년에 돌아가신 노금노 선생이나 역시 투병중인 이수금 선생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짙은 외로움이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선생은 오랜 세월 농민운동을 한 분답게 연로한 나이임에도 기억력이 또렷했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했다. 선생이 살아온 내력도 .. 더보기